가전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품질·기술 경쟁력이 5년 후엔 급속도로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중인 중국에 따라잡힌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원장 유병규)은 최근 발표한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우리 주력산업의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주력산업 경쟁력을 비교했다. 이번 보고서는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섬유, 음식료, 가전,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한·중이 경합을 벌이는 11개 업종 경쟁력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작성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선방’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우리나라가 가전, 통신기기,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의 품질과 기술 면에서 중국에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5년 뒤면 그 격차가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의 경우 한국을 100점으로 뒀을 때 현재 중국의 품질 경쟁력은 90점이지만, 5년 후에는 우리가 같은 100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됐다. 기술 경쟁력은 90점에서 97.5점으로 상승한다. 통신기기는 중국의 품질 경쟁력이 90에서 95점, 기술 경쟁력은 92점에서 95점으로 오를 전망이다. 자동차는 현재 품질 및 가격경쟁력이 각각 80점과 85로 우리나라보다 15∼20점 낮지만, 5년 후에는 90과 95로 오르며 격차를 10점씩 줄인다. 특히 85~92점에 머물러 있는 통신기기·반도체 분야의 품질 및 기술경쟁력도 5년 뒤엔 모두 95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산업 대응 경쟁력에서는 5년 후면 철강(95→98점), 석유화학(95→100점), 가전(90→97.5점) 등 다수 업종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 거의 차이가 없게 된다. 가격경쟁력은 이미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뒤처져 있다. 다만 5년 후에는 격차가 다소 좁혀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이처럼 빠르게 우리나라를 추격할 수 있는 이유는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 때문이다. 중국판 ‘인더스트리 4.0’ 속도 중국 정부는 최근 몇년간 인건비 상승과 공급과잉 등으로 제조업 성장률이 크게 둔화함에 따라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중국식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제13차 5개년 계획’과 2015년 발표한 ‘중국 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과 경제·사회 전반의 융합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2025년까지 제조업의 경쟁력을 독일,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야심 찬 목표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선도국 중 정부와 민간의 협력 체계가 잘 구축돼 있는 독일을 모델로 삼아 적극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 산업에서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우리나라를 넘어섰다. 예컨대 자동차는 우리나라가 2013년까지 꾸준히 중국보다 높은 점유율을 보였지만, 2014년 상황(중국 5.6%·한국 5.2%)이 역전됐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산업 대응능력에서 중국과 우리나라의 격차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관련 정책을 통합적으로 장기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신산업과 신제품을 개발하고, 동시에 각종 규제 완화와 제도 정비 등 우리 정부의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중소기업뉴스 김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