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새로운 40년…시민 중심 공동체로
황혜란 대전발전硏 책임연구위원 "과학도시+문화 결합해 매력적 도시로" 과학기술 사용자인 시민의 피드백 반영해 기술
개발해야 
▲대덕특구의
새로운 4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정책 포럼이 22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컨퍼런스 홀에서 열렸다.<사진=길애경 기자> "앞으로 과학기술은 시민이 중심이다. 그동안은 추격형 과학이었지만 새로운 과학기술은 기술을 사용하는 지역의 시민이 중심이 될 것이다. 영국 독일
등 매력적인 과학도시들을 보면 지역내 사회적 자본이 산학연, 시민과 연계돼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이를 참고해 새로운 대덕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황혜란 대전발전연구원 책임 연구위원)
"대덕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인데 출연연이나 대학에서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우리 문제에 이렇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우리의 현재
모습이라는 게 안타깝다. 대전시와 출연연 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같은 질문이 지속돼 왔는데 중요한 것은 서로의 아픈데를 알고 관심을 갖는
것이다."(오태광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원장)
대덕연구단지가 출범한지 42년이 넘어서며 대덕의 새로운 40년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과 함께하는 대덕특구 새로운
40년'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가 마련됐다.
이상민 국회의원실과 대전시·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전지역연합회·과학기술연우연합회와 대전발전연구원은 22일 오후 2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컨퍼런스홀에서 '대덕특구 새로운 40년 지역과 함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황혜란 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활발한 토론이 펼쳐졌다. 토론은 강병주 한남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고
임창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기획조정본부장, 강철식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장,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김현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책개발본부장, 현창희 ETRI 사업화본부장, 오태광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원장이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황 책임연구위원은 그간 대덕의 대내외적 변화와 과제를 전체적으로 짚었다. 그에 의하면 대덕을 둘러싸고 정책환경이 변화되며 창조와 창의적인
문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공공연구 성과와 기술사업화의 활성화, 사회적 혁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저성장으로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가 커지면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혁신의 주체가
타지역에서 커지며 우리지역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책임위원은 "대덕은 과학연구단지로 출발해 지금은 혁신 클러스터로 요구받고 있다"면서 "대덕은 벤처생태계로 본격 성장하며 대덕
혁신클러스터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대덕 모델도 성공적이었으나 앞으로 새로운 모델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벤처생태계가 성장하고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지원이 이어지며 대덕의 벤처기업 수 입주기업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벤처집적도가
인구 10만명 대비 서울(경기 1위)과 비슷하다는게 황 책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대덕의 벤처는 창업기업에서 다시 창업해 나오는 사례로 혁신클러스터의 자기 발전적 추동력을 가지며 매출액과 고용인원, 경제지표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속적인 추동력을 가지려면 구성원인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대덕연구단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서도 정리했다. 대덕은 추격형 기술개발로 산업발전의 근간이 됐지만 지금은 앞서가기 위한 트렌드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추격형은 목표가 분명해서 선택과 집중하면 빨리 성장할 수 있지만 지금은 혁신 활동이 필요한
시점으로 시민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컨셉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자 집단을 발굴해야 하는데 사용자로서 시민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과학의 사회연계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런 활동을 위해 공간의 효율성이 필요함을 들었다. 그는 "특구내에 죽어있는 공간이 많다. 기술창업과 코워킹을 위한 공간 수요는 늘고
있는데 특구내 부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공간디자인을 해서 청년들이 꿈꾸고 창업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출연연의 역할과 특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황 책임연구위원은 "다른 지역은 응용기술개발 중심 클러스터이지만 대덕은 출연연에서 나오는 초기
원천기술이 많다. 이를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도록 가치를 부여해야한다"면서 "출연연이 기술사업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기를 엮는 플랫폼이 돼
지역과 대한민국의 성장모델이 되는 시험모델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오태광 생명연 원장은 "오늘은 원장이 아니라 기관장 협의회 회장입장으로 왔다"면서 "오늘 참석요청
연락을 많이 했는데 거의 오지 않았다. 지역 문제에 이렇게 관심이 없다는게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동안 출연연과 대전시는 서로를 잘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출연연은 대전을 알려고 노력을 안했고 대전시는 출연연에 크게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대전이 유성뿐만 아니라 원도심에 갈 곳이 정말 많더라. 매주 원도심을 찾고 있다"며 "출연연 중 대부분이
부지 부족으로 다른 지역에 분원을 짓고 이전하고 있다. 우리는 설립 초기부터 여전히 3만평으로 분원의 면적이 더 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오 원장은 또 "서로 아픈데 알며 긁어주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서로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서 "올해 10월 세계
과학정상회담이 대전에서 열린다. 이를 기회로 연구원, 대전시, 기업이 같이하며 대전이 과학도시임을 알리고 대한민국의 중심 아시아의 중심이 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김현중 원자력연 정책개발본부장은 대덕에 온지 30년이 됐다며 대덕의 활성화를 위해 6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개방지향 ▲특성 갖기
▲레퍼런스 만들어지는 곳 ▲규제아닌 시장논리 작동되는 곳 ▲실리콘밸리의 성공요소 보기 ▲상생문화 조성 등을 들었다.
연구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창희 ETRI 본부장은 "외부인이 대덕에 대해 혹평을 한적이 있다. 너무 긴장감이 없어 망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대덕에서도 추격형에서 탈 추격형으로 가야한다는 의견은 많은데 연구자들 성향이 주어진 것은 잘하는데 새로운 것은
못한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전시에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기업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요소를 발굴해 출연연에 넘겨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창만 특구진흥재단 본부장은 연구소기업 콜마 사례를 들며 대덕의 집적화된 기술이 대전 뿐만 아니라 충남 세종까지 확대되어야 함과 외국인을
위한 관광 공간 조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대덕에서 기업을 하고 싶어하나 공간이 없는게 현실이다. 공간 재조성이 요구된다"면서 "또
외국인이 대덕에 많이 오는데 하루 지나면 갈 곳이 없다. 관광과 문화를 연계할 수 있는 컨텐츠가 없다. 제2, 제3의 타슈 사례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출연연이 개발한 연구성과인 자기부상열차를 지자체에서 외면한 것은 가슴아픈 일이었다"면서 "대덕의 과학성과를 지자체에서 적용해
과학도시의 인프라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철식 대전시 본부장은 "올해 초 대전시와 대덕특구 48개 기관이 참여해 거버넌스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면서 "용지 관련해서는 확인
절차 후 미래부에 승인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출연연을 방문해 대전시와 연구단지간 네트워크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현재 진행
과정을 소개했다.
플로어 의견으로 장인순 전 원자력연 소장은 "대덕 40년사를 쓰면서 앞으로 40년을 어떻게 할지 중점적으로 이야기 했다"면서 "과학도시는
슬로우 시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연구단지가 조성되고 실제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년 됐다. 투입대비 성과가 없다고 하는 지적에 속이
상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인사를 통해 "대덕특구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인프라를 갖춘 곳인데 정권이 바뀌면서
연구환경도 황폐화 됐다"고 지적하며 "부처에 따라 흩어지고 모이고를 반복하고 관료 중심이 되면서 연구 현장의 자율성과 독자성을 무너뜨리며
연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책연구소가 민간연과 대학에 비해 특화된 연구를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환경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출처 : http://www.hellodd.com/news/article.html?no=53035 길애경
기자 kilpaper@hellod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