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통합지원센터

핵융합·플라즈마 관련 중소기업 기술지원을 위한 혁신성장 플랫폼입니다

기업맞춤형 기술지원, 정책뉴스, 지원사업소개, 유망기술 제공 등
다양한 기업지원 정보제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중소기업뉴스
美 ‘디자인 싱킹’처럼… 벤처기업이 낸 아이디어 즉석 제품화
이름 : ACE | 작성일 : 2014.10.24 15:50 |

 

▲  14일 대전 유성구 대학로 카이스트 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창업벤처 나노람다코리아 직원들이 스마트폰에서 나온 빛을 분광센서로 수집한 뒤 분광 스펙트럼 화면을 노트북에 띄워 살펴보고 있다. 나노람다코리아는 SK 드림스퀘어에 들어온 10개 벤처 중 하나이다. 세종 =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14일 대전역에 내려 전국 과학영재들의 요람인 카이스트 캠퍼스로 들어서는 데는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격려한 SK그룹의 산학연(産學硏) 모델인 ‘한국의 실리콘밸리’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보기 위함이었다. 대전에는 카이스트를 비롯한 30여 개의 정부출연연구소들이 집결,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라 할 기초·원천기술을 ‘어린’ 과학자(학생)와 ‘프로’ 과학자(연구원)들이 함께 육성 중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있다. 장학퀴즈와 한국고등교육재단으로 유명한 SK그룹이 에너지와 정보통신(IT) 기술을 토대로 이들과 협력할 생각을 한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해 보였다.

카이스트 E19동 9층에 올라가자 공동 아이디어 창출 및 토론 공간인 드림스퀘어를 비롯, 18대 1의 경쟁을 뚫고 입주한 10개의 신생벤처들이 글로벌 선두기업을 꿈꾸며 창업에 한창인 인큐베이팅 공간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SK의 드림스퀘어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시행 중인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을 토대로, 공감→문제 정의→대안 수립→시제품 제작→테스트의 단계로 진행하는 사업 아이디어 창출 교육 프로그램을 벤처 대상으로 운영한다.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론화한 도구인 셈이다.

SK는 이와 함께 대학·출연연구소 및 관계사 등 27개 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 온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사업화에 필요한 기술을 검색·활용할 수 있는 ‘기술 사업화 장터’를 개설해 이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올 연말까지 2400여 건의 기술을 등록하고 내년부터 매년 1100여 건씩 추가해 DB를 확충할 계획이다.

한쪽에는 시제품 제작을 위한 3D 프린팅룸도 구비돼 있었다. 8000만 원짜리 석고 적층 3D 컬러프린터를 운용해 벤처들의 시제품 제작을 돕는 직원 김선명 씨는 “소형의 분리구조 샘플도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시된 완성 시제품들 중에는 고대 중국의 신비한 공예품 ‘여의주를 문 용’처럼 내부 조각물이 움직이거나 돌아가는 정교한 물건도 볼 수 있었다. 알록달록 색깔이 입혀진 샘플도 장난감처럼 예뻤다. 하지만 여기서는 입주한 벤처들이 떠오른 아이디어와 설계도를 바탕으로 즉시 시제품을 제작해 양산 전 단계를 현저하게 단축시켜 주는 마법을 부린다. 그냥 장난감이 아닌 것이다.

9월 개최된 ‘드림벤처 스타’ 공모전에서 우승해 운좋게 이곳에 자리 잡은 벤처들 가운데 한 곳을 들어가 봤다. ‘운좋다’는 뜻은 입주 창업팀이 사무실 임차료나 전기·수도료 등 일체의 운영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SK로부터 팀당 2000만 원의 창업준비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나노람다코리아는 현재 대당 300만 원을 호가하는 무거운 휴대형 분광기를 대체할 초소형·초저가의 나노 분광(分光)센서를 만들고 있다. 창업팀이라곤 하지만 오는 11월 제품 양산을 앞둔 초기기업이다. 나노 분광센서란 아무리 작아도 손바닥만 한 현재의 분광기를 광선 수집 부분만 컴퓨터 칩(chip)화한 제품이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연결하면 즉시 분광 스펙트럼의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저전력 극소형 장비이다. 말 그대로 ‘빛을 쪼개는’ 분광은 물체에 가시광선에 가까운 800∼3000나노미터(nm) 파장의 근적외광(NIR)을 쬐면 나오는 흡광 스펙트럼에서 그 물질의 구조와 특성을 분석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과일의 당도 분석과 부패 상태도 빛 한 번만 쪼이면 확인이 가능하다. 분광센서를 최신형 웨어러블 헬스기기에 달면 인체의 혈당이나 심박도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관식 나노람다코리아 수석연구원은 “광선의 직진·반사·흡수·투과 성질을 이용한 장치”라며 “인체의 얕은 부위로 근적외선 조명을 쏘아 반사되는 패턴을 체크하면 내부 혈액의 팽창수축 정도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 밖에 3세대(3G) 통신칩을 공장의 지게차나 움직이는 설비에 붙여 동산(動産) 담보 감시 시스템을 구축한 씨엔테크, 휘어지는(플렉시블) 열전소자로 입는 발전기를 만들어 신발이나 옷에서 생산된 작은 전력을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으로 활용케 하는 테그웨이 등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팀들이 ‘내일의 저커버그’를 꿈꾸고 있었다.

전명국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SK사무국장은 “우수 창업팀의 경우 국내 코넥스 상장은 물론이고,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을 목표로 스타 벤처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 =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IP : 172.25.91.***
QRcode